고구마 보관법
날이 쌀쌀해지면서 생각나는 간식 중 하나가 고구마이다. 집에서 찐 고구마로 먹어도 맛이 있지만 겨울에 캠핑 가서 모닥불에 구운 군고구마맛, 잊지 못할 맛이다. 이러한 고구마를 집에서 오래 보관하기 힘들어 썩거나 시들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오래도록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고구마는 수확 후 오래 보관하기가 좀 까다로운 편이다. 추위에 약한 것도 있고, 생고구마는 상처가 나면 금방 썩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온의 건조한 지역에 보관하는 게 좋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맛이 떨어지고 금방 부패한다. 시골에서는 농작물을 토굴에다 저장하곤 하는데, 토굴 안에 쌓인 고구마가 메탄가스를 뿜어서 사람이 안에 들어갔다가 질식사하는 경우도 있다. 토굴 질식이라고 뉴스를 검색하면 수두룩하게 나올 정도로 고구마의 보관은 까다롭다.
저장장소가 습도 60~70%로 건조하면 껍질이 굳고 부패하여 싹이 트거나 뿌리가 자라지 않는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온도가 낮다면 고구마 표면에 수분이 맺혀 부패하기가 쉽다. 고구마 저장은 일반적으로 난방장치가 있는 가열식이나 온도 변화가 적은 지하 굴 저장이 좋으며 온도 습도 유지와 관리에 지장이 없다면 저장 규모가 큰 공동 저장고도 괜찮다. 이것은 많은 양의 보관 방법이고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먹는 양의 보관 방법은 아니다.
또한 씨고구마를 저장할 땐 온습도가 자동으로 유지되는 보관창고가 좋지만, 저장시설이 없는 농가에서는 기온과 보온이 가능한 간이시설에 보관한다.
수확 직후 고구마는 자체 호흡으로 차츰 낮아져 15~20일 후에 안정되므로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통기가 잘되며, 온도가 낮지 않고 습도가 높은 곳에 15일 쯤 예비 저장한 뒤 저장고로 옮겨야 한다. 저장 전에는 반드시 고구마의 상처 난 부위가 잘 아물도록 하는 처리가 필요하다, 적당한 고구마 저장 온도는 12도에서 15도로 습도는 90%에서 95%이다. 고구마를 9도 이하에 오래 두면 맛이 없어지고 싹이 트지 않으며 썩기 쉽다. 반대로 온도가 너무 높으면 양분 소모가 많아지고 싹이 터서 상품으로써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만큼 고구마의 보관은 예민하며 조금만 소홀해도 금방 썩어 맛있는 고구마를 오래 두고 먹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소규모로 보관할 때는 안방의 아랫목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상남도쪽에서는 얇게 썬 뒤 바람에 말려 보관하기도 한다. 경상도 사투리로는 빼떼기 혹은 빼깽이라고 하는데, 먹을 때는 껍질을 벗기고 잘 씻은 뒤 말린 것을 쓴다. 좁쌀과 팥,강낭콩등 잡곡을 섞어 죽을 쑤어 먹는 것이 흔한 조리법이다. 고구마 자체가 달기 때문에 단팥죽 비슷한 맛이지만, 뒤끝이 약간 씁쓸 털털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주로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 많이 먹었던 음식인 탓에, 젊은 세대들은 익숙하지 않아하거나 싫어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점성이 강해서 씹기 어렵고 잘 달라붙는 경우가 많아 기도질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고구마를 먹을 때는 꼭꼭 잘 씹어 먹어야 한다.
고구마의 전파 경로
고구마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재배되지만 전파된 경로는 불분명하다. 전 세계 각 지역 고구마의 DNA를 분석한 결과 '인간은 고구마의 전파를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과거에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고구마를 발견 후 전파했으리라 추측했으나, 고고학자들은 신대륙이 발견되기 700년 전부터 다른 지역에 존재했다고 여긴다.
태평양을 자기 집 안방처럼 돌아다닌 폴리네시아 인들이 유럽의 아메리카를 발견한 이전부터 남아메리카와 교류한 흔적이 있으므로 이들이 가져왔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실제로 폴리네시아에선 아메리카 발견 훨씬 이전부터 고구마를 널리 재배하여 식용하였다.
고구마는 자력으로 바다를 건넜다고 믿기는 어려운 덩굴식물이고, 씨앗도 바닷물에 뜨지는 못 해서 무엇인가 이동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었으리라 추측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증거가 드러난 적은 없다.
어쨌건 고구마의 원산지는 멕시코 고산지대라고 추정한다. 1500년대 멕시코를 점령했던 스페인이 태평양을 건너 필리핀 마닐라를 점령하며 멕시코의 은을 명나라의 푸젠 상인에게 파는 갤리온 무역을 시작했다. 이때 식량으로 싣고 온 고구마를 복주 상인 진진룡이 명나라에 가져갔는데 만력 22년(1594)복주에 기근이 들자 금학증이 구황작물로 보급했다 한다.
만력 36년(1608)엔 농학 자서 광계가 재배법을 정리하였고 이후에 명나라 전역에 퍼져 지금의 오키나와인 류큐 왕국에도 전래되었다. 1609년 류큐 왕국이 일본의 사쓰마에 점령된 후 1705년 마에다 리에몬이라는 어부가 일본에 가져갔다.
우리나라에 고구마가 들어온 때는 조선시대 후기(18세기 후반)로, 감자가 들어온 시기(19세기 초반)와 비슷한 무렵이다.
고구마가 조선에 전래된 경위는 조선 영조 39년(1763)에 조선 통신사 조엄이 일본 쓰시마 섬에서 고구마를 목격하고 이듬해 제주도와 동래부(부산) 영도에서 이를 기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정설이다. 조선 통신사들이 사신으로서 일본으로 길을 향하던 가운데 군고구마 가게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영조가 이를 보고받자 "그럼 그 종자를 가져와서 심어 보라." 하고 명하여 심었다는 게 시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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