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나나 특징
바나나는 나와 같은 7080 세대에게는 오늘날처럼 쉽게 먹을 수 있었던 과일이 아니었고 바나나 먹어본 친구들이 부럽고 맛이 어떻더라 하는 말에 애써 무반응으로 표현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맛이 아니라 다양한 성분과 음식에 활용되는 방법이 있어 특징과 함께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개요를 보자면 외떡잎식물이며 생강목 파초과 파초 속에 속하는 식물의 총칭으로, 흔히 이 식물의 열매를 “바나나”'라고 칭한다.
바나나는 무게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과일이다. 2위는 망고, 3위는 수박, 4위는 사과, 5위는 포도다.
흔히 바나나 나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사실은 나무가 아니라 여러해살이 풀이다. 다년생이지만 한 번 수확한 개체는 상품성 있는 큰 바나나가 열리지 않아서 경제성이 떨어지므로 대부분 수확 직후 줄기는 베어낸다.
그리고 땅 속에 있는 알줄기에서 죽순처럼 돋아있는 흡아(吸芽, Sucker)를 떼어다가 심어서 연중 재배를 이어간다. 따라서 열대 재배지에서는 따로 수확시기가 없다. 즉 대나무와 야자수처럼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이다.
여러해살이 풀이라 열매인 바나나를 채취하고 난 후에도 계속 자라긴 하지만, 바나나 풀의 줄기를 잘라줘야 다시 성장하는 데 더 도움이 되므로 매년 자르고 다시 키운다. 아마 열대지방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바나나는 그들이 알고 있는 열대과일 중에서도 제일 익숙한 과일일 것이다.
열매로서의 바나나는 일반적으로 과일로 분류된다. 바나나가 초본, 즉 나무가 아니라 풀인 점을 들어 채소라는 주장이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게 맞는 말이나 한국어에서 '과일'이라 함은 '나무나 초본(풀)에 열리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를 가리키므로 과일이라 칭해도 무방하다.
식물학적으로는 씨방 혹은 연관된 기관이 발달한 열매를 가리키며 식용 불가능한 것도 포함되므로 범위가 더 넓다. 식물학적으로도 바나나는 과일이며, 과일의 분류 중에서는 장과에 속한다.
농업용어사전에서도 과일은 '종자식물의 꽃이 정받이를 한 후, 자방이 자라서 익은 것. 과일이라 함은 과실 중에서 식용할 수 있는 것'이라 하여 초본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과일인지 채소인지의 여부는 사회·문화·관습적 구분이며, 대한민국의 경우 관세법, 부가가치세법시행규칙, 국어사전에서 바나나를 과일로 분류했다. 영어와 식물학 및 원예학을 모르는 일부 사람들은 미국 농무부에서 바나나를 식용 열매(edible fruit)로 분류하였고, 유엔 식량 농업 기구(FAO)에서도 열매(fruit)로 분류했으니 미국에선 바나나를 과일로 분류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애초에 fruit은 과일이 아니라 열매라는 뜻이다(…). 과일을 뜻하는 영단어는 굳이 따지자면 식물학 및 원예학 용어로 주로 쓰이는 tree fruit이다.
★ 바나나 후숙
바나나는 수확 후 숙성시키는데, 이를 후숙(後熟)이라 한다. 바나나 외의 대표적인 후숙 과일은 키위가 있다. 바나나를 후숙 하면 향과 맛 모두 크게 좋아진다.
수확할 때는 외피가 초록색일 때 따는데 그냥 상온에 두면 며칠 내에 에틸렌 가스로 후숙이 된다. 흔히 보는 노란색 바나나가 바로 후숙 된 상태다. 다만. 소비량에 비해 수입량이 절대적이면서, 일단 숙성되고 나면 빠른 속도로 갈변 및 부패가 진행되는 바나나의 속성상, 수입되는 바나나는 모두 미숙 상태로 들여와 한국에서 후숙 시킨다..
익은 바나나는 벌레가 꼬이기 때문에 병충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숙성된 바나나는 수입 금지 품목이었다. 에틸렌. 에틸렌 가스로 후숙 시키는 것이 정석인데, 카바이드로 후숙 시키는 업자도 있다.
에틸렌은 과일 숙성을 촉진하는 식물 호르몬이며 과일류의 후숙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는 사과에서도 천연적으로 발생된다. 사과와 다른 과일을 함께 두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 주위의 다른 과일이 상한다. 다만 이와 같은 방법으로 후숙 된 바나나는 익는 속도가 빠른 만큼 썩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 바나나 성분
중간 크기의 바나나는 118g 기준 105kcal이다. 또한 비타민C(일일 섭취량의 11%), 비타민B6, 엽산(비타민B9, 33%), 비타민A, 베타-카로틴, 식이섬유질(3.1g), 마그네슘(8%), 구리 (10%), 망간 (14%) 그리고 풍부한 칼륨(400㎎ 안팎, 9%)을 함유하고 있으며 지방과 나트륨, 그리고 콜레스테롤은 전혀 없다.
바나나는 100g당 약 22.6g의 당이 들어있는데 이는 단 맛을 내는 과일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며, 자당 40%, 포도당 36%, 과당 24% 정도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주된 특징으로는 과일치고는 과당 비율이 낮고 포도당 비율이 높다는 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식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과일로 꼽힌다. 또한 칼륨(포타슘)이 풍부하여, 우리의 몸 안의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을 맞춰주어 세포들 간의 등장성(isotonic)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위를 잘 타는 사람은 과다하게 땀을 흘리게 되고 소변을 보게 되므로 칼륨이 결핍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바나나를 먹으면 소진된 체내의 칼륨을 보충할 수 있다.
또한 바나나가 지닌 풍부한 식이섬유질과 펙틴은 소화를 도와 변비와 설사 같은 위장 질환에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위의 자극을 줄이고 편하게 해 준다..
단백질의 소화에는 식이 섬유질(펙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들이 특히 보디빌더들이나 마라토너들에게 어필하여 고구마, 감자와 더불어 그들의 주식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바나나는 키위 그리고 체리와 더불어 정신 건강에 좋은 과일로 손꼽힌다.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몸에서 생산되는 '세로토닌'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은 감정과 기분 그리고 불안 조절에 크게 관여한다.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우울증과 불안 장애 그리고 공황 장애 같은 신경증 질환이 발생한다.
보통 항우울제는 뇌하수체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나나 안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트립토판은 뇌하수체에서 세로토닌 생산을 촉진시킨다.
장염에 걸렸을 때도 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다만 상술했듯 바나나에는 칼륨이 많으므로 칼륨에 예민한 신장 질환 환자는 딸기, 수박, 키위와 더불어 바나나 섭취를 피해야 한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고 칼륨 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들도 하루에 7개 이상 먹지 않는 게 좋다.
바나나는 익을수록 당분과 항산화 물질이 많아진다.
당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평균 20~25 브릭스 정도이며, 품종에 따라 3030 브릭스를 넘는 것도 있다. 최고급 품종은 대추야자와 맞먹는 60 브릭스에 육박하기도 한다.
★ 다양한 섭취방법
가장 대중적인 섭취 방식은 바나나를 껍질 벗겨서 바로 먹는 것. 우유와 궁합이 괜찮은 편이어서 우유와 병행하는 섭취 방식도 많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디저트의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케이크나 빵 등의 토핑은 물론 샌드위치 속재료, 빵, 케이크, 과자 반죽에도 섞고 아이스크림에도 넣는다. 크림 안에 넣기도 한다. 바나나 위에 초콜릿 코팅을 입혀 먹는 일명 초코 바나나도 있다.
필리핀에서는 주 수출국가인만큼 바나나가 아주 저렴해서 바나나를 이용한 여러 요리가 존재한다. 바나나를 말려 과자로 만들어 먹거나 훈제로 구워 팔거나 튀겨 먹고, 케첩으로도 만든다고 한다. 또한 바나나 잎에 밥을 싸서 쪄먹기도 한다.
바나나를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길게 잘라서 버터(보통 식용유도 무방) 두른 팬에 갈색 설탕을 넣고 튀기듯 익히면서, 마지막에 브랜디나 럼주를 조금 넣고 불을 붙여 휘핑크림을 얹어 내는 Banana Flambe라는 것이 있다.
디저트나 양주 안주로 괜찮고 불 붙이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모임에서 하면 인기를 끈다. 링크. 한국 내 시판 바나나로 조리해도 된다. 진득한 질감 때문에 말리기 힘들 것 같지만 의외로 말려서도 먹고 있다.
간식이나 술안주로 먹거나 갈아서 이유식으로도 쓰는데, 바나나킥 같은 맛을 예상했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다. 첫 향은 바나나킥과 좀 닮았지만, 단 맛은 덜한 편. 시중의 과자가 얼마나 설탕 덩어리인지 알게 된다. 그런데 사실 이것도 그대로 말리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만든 시럽에 담갔다가 말리는 것이다. 그냥 마르게 놔두면 마르기 전에 물러서 검게 변한다. 당연히 썩는다.
익혀 먹으면 고구마 비슷한 식감이라고 한다. 단맛이 많이 없어진 축축한 고구마라는 듯하다. 껍질을 벗긴 바나나를 얼려 먹으면 살살 녹는 셔벗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바나나맛 아이스크림을 표방하는 시중의 제품들에 비하면 맛과 식감은 물론 영양가 측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이다.
다만 냉동실에서 금방 꺼낸 바나나는 굉장히 딱딱하니 적당히 녹여서 먹자. 숯불에 올려놓은 석쇠나 바비큐 그릴에 구워 먹을 수도 있다. 길게 반을 갈라서 껍질 쪽을 불 쪽으로 가게 하고 굽는다. 뚜껑 있는 그릴이면 훈연을 하면 더 좋고,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퍼 먹으면 된다.
설탕과 계피를 조금 뿌려 먹어도 좋고, 그릴에서 구운 바나나는 굽기가 간단할 뿐 아니라 그릴에 고기 구워 먹고 후식으로 먹어도, 아이스크림에 얹어 먹어도 훌륭하다. 빵 위에 얹고 마요네즈를 뿌려 먹으면 지옥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식빵 위에 딸기잼을 얇게 바른 후 바나나를 얄팍하게 썰어 얹어서 토스트를 해 먹으면 달달한 것이 굉장히 맛있다. 하지만 딸기잼이나 바나나를 많이 넣으면 바로 앞의 사례처럼 되니 주의. 토스트 한 개에 바나나 반 개가 적절하다.
스프라이트(음료)랑 같이 먹으면 멘토스 콜라 꼴 난다고 한다. 겉에 초콜릿을 코팅해서 먹기도 하는데 마성의 조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다. 초콜릿과 바나나향이 섞이면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
일본의 각종 축제(마츠리)에서 나무젓가락에 끼워 초콜릿을 코팅한 바나나를 판매하는 노점을 흔히 볼 수 있다. 바나나를. 먹으면 입 안이 살짝 까지곤 하는데, 갈변이 일어난 바나나는 이런 일이 적으니까 바나나를 먹을 때 입이 까지는 것이 신경 쓰인다면 적당히 갈변된 바나나를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입에 상처가 나면 바나나가 자꾸 상처를 자극시키기 때문에 바나나를 갈아서 마시는 것이 아닌 이상 안 아프게 먹기가 힘들다. 분말로.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 분보에서는 바나나 줄기도 먹는다고 한다. 마치 한국에서 고구마 줄기나 토란대를 나물로 무쳐 먹듯이 말이다.
★ 갈변현상
실온에서 일정 기간 방치하면 바나나의 껍질 부분에 갈변 현상이 일어나 갈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는 슈가 포인트(sugar point)라고 하는 것으로 검은 점이 서너 개에서 십여 개 생겼을 때가 맛과 식감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품종, 익은 정도, 온도, 바나나의 크기에 따라서 그 시기가 다르다.
이는 당의 캐러멜화에 의한 것으로 철이 녹스는 것 같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엄청 달아지지만, 녹말 성분이 줄어 당이 된 거라 탄탄하지 않게 되어 씹는 맛은 줄어든다. 거의 전체가 골고루 갈색이 되어도 껍질에 상처가 없고 눌리거나 충격받은 적이 없다면 속은 멀쩡하며, 향기와 단맛이 훨씬 좋다.
이렇게 완전히 익으면 껍질은 부드러워지고 두께도 절반쯤으로 줄어든다. 이때 바나나를 먹으면 훨씬 진하고 부드러운 단맛을 느낄 수 있으며 변비에도 더 좋다.
다만 갈변 현상이 심해지면 충격에 약해져서 쉽게 검게 멍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껍질 전체가 갈색을 넘어가 까맣게 되면 짓무르고 썩기 직전이므로 얼른 해치우자.
사실 창을 열어 두면 달콤한 냄새에 끌린 초파리가 몰려드니 오래 둘 수도 없다. 맛있게 먹기 적당한 보관 온도에 대해 논쟁이 있다.
단, 논쟁의 쟁점은 맛과 관련된 것으로 최근에 영양소와 신선도는 냉장보관은 (맛과 갈변현상이 아닌) 영양소와 신선도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쪽으로 얘기되고 있으므로 맛은 상관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고 싶거나 너무 익은 바나나를 바로 처리할 수 없을 때는 냉장보관이 좋을 수 있다. 또한 갈변 현상은 꼭지에 랩이나 포일을 싸 놓으면 늦출 수 있다.
실온 보관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이 쪽이 더 보편적이며, 해외에서도 바나나는 대부분 실온에서 보관하는 편이다. 바나나를 냉장 보관할 경우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현상이 더 빨리 일어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바나나는 아직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해서, 갈변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계온도인 섭씨 13~14도 정도에서 전 세계로 운송된다.
실제로 적당한 기온에서 보관하면 상온에서도 일주일 이상 변질이 없으며, 겨울철이나 초봄 늦가을 등 실내 온도가 10도대로 꾸준히 유지되는 경우는 장기간 보관해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면 냉장고에 굳이 넣을 필요는 없다.
그 외에 실온 보관의 단점으로 초파리가 많이 꼬인다. 바나나 특유의 단 향이 멀리멀리 퍼지는 모양인지 여름이면 엄청난 양의 초파리가 꼬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열대과일의 특성 때문에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보인다. 실제로 열대과일 중 아보카도 등 일부 과일은 냉장 보관하면 빨리 변질되지만, 바나나의 경우는 냉장상태로 놔둬도 문제가 없다. 다만 숙성되지 않은 바나나를 냉장 보관했을 경우 다시 꺼내서 상온 보관하더라도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냉장 보관
냉장 시 껍질은 색이 변해도, 과육은 오히려 신선한 상태를 더욱 오래 유지한다고 한다. 냉장 보관하면 후숙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덜 익은 상태로 보관하면 단 맛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후숙이 적절히 되었다면 냉장보관도 괜찮다.
특히 송이 단위로 판매하는 특성상 구입 후 바로 다 먹기 힘든 바나나의 경우 2-3일만 지나도 변질이 시작되는 여름철에는 냉장보관이 필수다. 냉장고에다 보관하면 빨리 상한다는 것은 속설일 뿐이고 유통업체가 지어낸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다.
1950년대 초 미국에서 가정에 전기냉장고가 빠르게 보급되고 바나나 판매가 정체되자 세계 3대 과일 유통사인 유나이티드 프루트 컴퍼니가 판매촉진을 위해 광고를 통해 전파한 낭설이고, 경쟁사들도 손해 볼 게 없으니 이런 사이비 마케팅을 보고도 못 본 척했다는 이야기이다.
현대에는 바나나 유통사에서도 냉장보관이 장기간 보관에 좋다고 말한다. 장기간 보관하고 싶다면 껍질을 벗겨서 과육만 냉동시키면 괜찮다. 단, 바나나는 냄새를 굉장히 잘 흡수하는 과일인지라 껍질을 까면 냉장고 냄새를 머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껍질을 벗기고 바로 랩으로 싸거나 작은 봉지에 넣어 얼리는 것이 좋다. 다만 다시 먹을 때 상온에 그냥 방치해 둔다면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얼린 채로 먹으면 이에 좋지 않으니 믹서기에 우유와 갈아먹으면 괜찮은 피서철 바나나우유가 된다.
또는 싸 둔 랩이나 봉지를 벗기고 전자레인지로 살짝 데우면 단맛도 강해지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되어 셔벗처럼 즐길 수 있다.
압력
바닥 같이 평평한 곳에 보관하면 무게가 아래로 집중되어 바닥에 닿은 부분부터 물러지기 쉬우므로 매달아 보관하는 게 좋다고 한다.
때문에 비교적 소비량이 많은 해외에서는 위와 같은 바나나 스탠드라는 것을 판다. 은근히 다양한 디자인이 있으며 국내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11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팔린다.
일본에선 한국처럼 예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바나나가 다이어트 열풍이 불 때 잘 팔려서 나중에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바나나를 걸어서 전시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루 정도 보관하니 바나나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죄다 떨어져서 쓸모없다는 반응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 이미 바나나가 완전히 숙성된 상태일 경우이다. 머리 쪽이 파란 바나나 한송이 정도는 4~5일 매달 수 있고, 5~6일 정도에 머리 쪽이 검게 변하면서 물러져 떨어질 락 말락 한다..
보관과 에틸렌
바나나를 검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과일에서 나오는 에틸렌(CH2=CH2)인데, 이 에틸렌은 식물의 노화/성숙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이 에틸렌이 가장 활발하게 나오는 부분이 바나나의 꼭지 부분인데, 이 부분을 랩이나 포일로 싸 놓으면 에틸렌이 확산되는 걸 막아서 검게 변하는 시기를 며칠 늦출 수 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바나나와 사과를 같이 놓으면 안 되는 이유 역시 사과가 에틸렌이 많이 나오는 과일 중에 하나인데 사과의 에틸렌이 바나나를 검게 만들기 때문이다.
★ 바나나 품종
사람들이 쉽게 연상하는 바나나는 노란색 바나나이지만, 바나나도 그 종류가 다양해서 구우면 감자와 비슷한 맛이 나는 플랜틴 바나나를 비롯하여 맛있기로 유명한 빨간색을 가진 레드 바나나와 노란색과는 거리가 먼 파란색을 가진 블루 자바 바나나, 그리고 독을 품고 있는 바나나도 존재한다.
사과 맛이 나는 바나나라든가, 빨간 바나나라든가 하는 것들도 많다. 2010년대 들어 한국에도 새로운 바나나들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는 듯하다. 로즈 바나나라든가, "바나플"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만자노(Manzanos) 바나나라든가. 바나나는 상동염색체가 어느 종에서 왔느냐에 따라 분류한다.
플랜틴이라고 하는 큰 바나나 종류는 단맛이 적고 단단하며 녹말 성분이 많아, 서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등지에서 주식으로 자리 잡혀 있다.
플랜틴을 주식으로 삼는 문화에서는 채소로 인식하기도 하나,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식용되지 않으며 법률에서는 플랜틴도 다른 바나나와 같이 과일로 취급하고 있다.
사람들이 주로 먹는 바나나인 캐번디시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맛없는 바나나로 통한다. 품종을 선택할 때에 병충해 저항성, 보관 및 운송의 편의성을 고려하다 보니 맛까지 챙길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식용 외 활용
바나나는 의외로 피부미용에도 약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안을 하고 기초화장품을 바르지 않은 상태로 네모나게 자른 바나나 껍질을 얼굴에 고르게 비벼주고 30분 후 씻으면 여드름 진정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나 호기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한번 도전해보자.
만약 바나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안 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덜 익은 바나나와 껍질에는 탄닌 성분이 있어 떫은맛이 나는데, 가죽을 탄닌으로 무두질한다는 것을 응용해 바나나 껍질 안쪽으로 뻣뻣해진 가죽 제품을 문지르면 좋아진다고 한다.
단 문지르고 나서 그대로 두면 안 되고, 콜드크림이나 바셀린 같은 것으로 닦아 주어야 한다. 피부에 박힌 자잘한 잔가시를 뺄 때 바나나 껍질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가시가 박힌 부위를 바나나 껍질로 덮고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바셀린으로도 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위생이 걱정된다면 그냥 병원 가서 빼는 게 더 낫다.
줄기 속은 온통 섬유질이고 이것을 잘 이용하면 밧줄로 사용할 수 있다. 일례로 Man vs Wild 무인도 편에서 무인도에 바나나 줄기가 떠내려오자 베어 그릴스가 반색하면서 저 정도라면 뗏목을 만들 수 있겠어요'라고 했다. 또 이 바나나 섬유질은 바구니 등을 만들 수도 있다. 공예용으로도 쓰이고 실용적으로도 쓰이고 토끼 등의 간식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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